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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후기 #16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책 리뷰

by 나현만 2023. 1. 2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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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책 실물

"소비는 의식이 아닌 무의식으로 결정된다. 무의식을 건드리는 것은 감정이다. 

누군가의 소비를 이끌어내고 싶으면 그 사람의 비중있는 감정선을 건드려야 한다."

 

- 책 제목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 저자 : 한스-게오르크 호이젤

 

어떤 사람은 명품 사는 것을 좋아하지만 어떤 사람은 싫어합니다. 대다수의 남자는 운동 용품을 살 때 기능성에 초점을 두지만 여자는 디자인과 색상에 초점을 둡니다. 이런 차이점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요? 더 근본적인 질문으로 들어가면 사람들은 소비를 무슨 기준으로 할까요?

예전부터 저는 사람들이 상품을 구매를 할 때 어떤 기저가 깔려있는지 궁금했었습니다. 이 책은 질문의 답을 뇌 과학 관점으로 설명했습니다. 

 

소비는 무의식적으로 결정된다고 합니다. 무의식에는 사람의 감정이 기저에 깔려있고, 감정에 연관되어 있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뇌를 자극시켜 구매동기를 유발하는 것이죠. 연령, 성별에 따라 소비 성향이 바뀌는 것도 뇌 구조 차이로 설명이 가능하며 사람마다 선호하는 상품이 다른 이유 또한 상품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저자는 사람의 감정 시스템은 크게 균형, 지배, 자극 세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이 감정시스템에 따라 구매 동기가 발현되는데 사람마다 동기를 결정하는 감정 시스템의 비중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감정 시스템의 총활성도를 100이라고 하면 어떤 사람은 균형 10, 지배 10, 자극 80으로 자극 시스템 위주의 호기심,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상품에 소비를 하기 쉽습니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균형 50 / 지배 30 / 자극 20의 비중으로 자극보다는 자신의 경제적 안정감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남들에게 약간의 과시를 할 수 있는 상품에 소비합니다. 따라서 마케팅이라는 것은 소비자에 따라 감정시스템을 자극할 수 있는 전략으로 짜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 시스템은 단어 그대로 사람이 느끼는 것으로, 기본 방향과 목표를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균형시스템은 안정감, 편안함, 지배 시스템은 승리감, 자극 시스템은 짜릿함 등 각 시스템마다 대표적인 감정이 있습니다. 동기는 어떤 상품이나 상황과 연관된 구체적인 만족도를 의미하며 감정이 배후가 되어 행동을 이끌어 냅니다.

단편적인 예를 들어볼까요? A는 식사 후 콜라를 마시면 자주 배탈이 납니다. 이런 안 좋은 경험이 축적되면 A는 콜라를 보았을 때 부정적인 감정이 들 것입니다. 그래서 콜라에 대해 회피 성향을 보이며 콜라 구매를 하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B는 식사 후 콜라를 마시면 소화가 잘되는 느낌이 들어 긍정적인 감정으로 이어지고, 콜라 구매를 쉽게 하게 됩니다.

감정 시스템의 비중을 결정하는 것은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과 연관이 깊습니다. 살아가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데 이때 느꼈던 감정의 데이터가 변연계에 축적됩니다. 이 축적된 데이터에 근거해 현재 상황을 판단하면서 감정시스템이 발현되는데, 3개의 시스템 중 더 비중이 있는 감정 시스템이 구매동기를 결정하게 됩니다.

자신이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기분에 따라 소비하지 않고 생각을 거듭하여 자신에게 필요한 소비를 한다는 것이죠.

저자는 합리적인 소비 또한 감정적인 소비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합리적인 소비는 최소한의 지출로 최대한의 만족감을 끌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감정적인 소비는 기분에 따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이고 뿌듯한 감정은 최대화시키고 부정적인 감정은 회피하여 소비하는 것입니다. 즉,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것은 이 상품을 구매했을 때 최소한의 소비를 했다는 뿌듯한 감정을 느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기준으로 둡니다.

합리성에 대한 기준도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최대한 싸게 사는 것을, 어떤 사람은 같은 가격에 가장 기능이 좋은 것을, 어떤 사람은 가장 디자인이 예쁜 것을 고르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감정 시스템의 비중에 따라 소비하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결국 사람이 소비하는 이유는 긍정적인 감정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제품을 사기 전에 해당 제품이 나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면 소비를 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하지만 긍정적인 감정을 일으킨다고 무조건 소비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소비를 자제하는 것은 균형시스템의 감정들이 발현되어 부정적인 감정에 연관되어 있는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제 또한 무의식적으로 작동합니다.

 

무의식, 감정에 이끌리는 힘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큰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을 만날 때도 물건을 구매할 때처럼 감정시스템이 활성화될까요? 가령 자극 시스템 비중이 높은 소비자는 연인을 고를 때도 자극을 잘 일으키는 사람을 선호할까요? 더 나아가 인간뿐 아니라 투자에서도 적용할 수 있을까요?

아직 이 질문의 답을 찾지 못했지만 확실한 점은 한 가지 있습니다. 인간관계, 투자 모두 소비 성향처럼 사람마다 기준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기준의 기저에는 감정이 깔려있습니다. 그래서 행동을 의식적으로(또는 감정적으로) 발전이 되는 방향으로 유도하려면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회피하는 방향의 기억을 많이 생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감정을 느끼면서 본인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요소는 무엇인지 찾는 것이죠.

 

살다 보면 지레짐작으로 경험이라는 귀중한 자산을 평가절하하는 때가 종종 있습니다. 회피를 통해 불확실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이유가 클 것입니다. 실제로 사람의 뇌는 보상보다 고통을 더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인지한다고 합니다. 어쩌면 뇌가 겪지도 않은 고통을 만들어 회피 성향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서 뇌를 속여 고통도 보상처럼 받아들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현재의 삶이 무료하고 의미 없다고 느껴지시면, 의식적으로 긍정적인 감정을 만들어 기분 좋게 만드는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 것이 좋은 시작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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